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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1-10-04, 17:45 ]

 

 대학교 1학년 때, 편의점에서 일해 번 돈으로 ‘워크맨’으로 불리던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입한 일이 있다. 처음 산 것이 일본의 아이와(aiwa) 제품이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구입하였는데, 당시 소형 카세트를 파는 매장 대부분은 국산품을 거의 내놓지 않고 아이와, 소니, 파나소닉과 같은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같은 품질의 LG, 삼성 제품이 비싼 이유이기도 했지만(참 신기한 것은 필자가 알기로는 당시 일본 제품의 수입이 공식적으로 금지가 되던 시절로, 어떻게 그 많은 제품을 수입했는지 이상할 따름이다),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 때문에 당시만 해도 국산품은 한국에서도 그렇게 큰 사랑을 받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한국의 LG나 삼성이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삼성의 주가총액이 소니를 앞선다거나, LG의 점유율이 일본 기업을 추월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은 사람이 솔직히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바뀐다는 말은 분명 사실이었다. 일본이 그토록 자랑하던 전자분야에서 한국의 약진은 두드러진 반면, 일본에서는 계속된 문제점만 지적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한국 제품에 대한 위상이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DVD 플레이어를 구입할 때 LG가 아닌 JVC제품을 구입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격차이 때문이었다. LG 제품이 2배 이상 비싸서 주머니가 얇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JVC를 샀던 것이다(참고로 필자는 LG트윈스 팬으로 웬만한 제품은 LG제품을 구입한다). 과거 적어도 일본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말도 옛말이 된 거 같다. LG나 삼성과 같은 제품은 소니, 파나소닉과 비교해 절대로 싸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품질 때문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계셨던 한 교민은 “맨 처음 한국제품은 매장에서 구석에 있었어요. 재고품이 쌓이면 할인행사를 통해서야 겨우 판매하던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한국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찾게 되었답니다”라고 이야기해 주시기도 하였다. LG나 삼성 직원도 아닌데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뿌듯해진다. 하지만 즐거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택시를 타면 기사들이 나에게 묻는 이야기가 있다.
“어디서 왔어요?”
언젠가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 할머니가 나에게 중국어로 무언가 물어보는 일이 있었다. ‘저 한국인인데요.’라고 말해도, 막무가내로 중국어로 무언가를 물었다. ‘아! 글쎄 한국인이라고요!’라고 말하자 나를 아래  위로 쳐다보았다. 그 할머니 눈에는 내가 한국인처럼 보이지 않았나 보다. 하긴 인천공항에서도 “이랏세 이마세, 기무치와 오이시이데스.”라고 말하는 점원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택시 기사들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요.”
그러자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대표적인 한국 기업에 대해 묻던 그는 놀라움으로 내게 묻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니? 현대가 한국기업이었어? 난 일본 기업인 줄 알았는데.”
산요가 일본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으로 아는 미국인도 있는 상황에서 뭐 이런 일은 그렇다고 하자. 하지만 다음의 경우는 말레이시아인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사례였다.
“쌍둥이빌딩 있잖아. 그게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각각 하나씩 지은 건물이야. 그런데 일본 건물은 튼튼한데, 한국 건물은 그렇지 않아. 그래서 한국이 지은 건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쌍둥이빌딩은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두고 펼친 경쟁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당시 한국은 건설기간이 짧았지만 더 정교했던 것으로 유명한데, 쌍둥이 빌딩을 잇는 구름다리의 경우 일본이 오차를 일으켰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말레이시아 지인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는 아직까지 일본이 한국 보다 낫다는 생각때문으로 보인다.

지금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어, 말레이시아 언론에서 2002년 월드컵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혹시라도 스포츠 면에서 2002년 월드컵 관련 기사가 나오면 혈압을 올리는 단어를 보게 된다. ‘JapanKorea Worldcup’ 한국어로 하면 ‘일한 월드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월드컵 공동 개최 이전 한국과 일본 양국은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를 보았는데, 개막식은 한국에서 결승전은 일본에서 유치하기로 하였고, 중국과 브라질은 한국에서 경기를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일본에서 경기를 하기로 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식 명칭은 ‘KoreaJapan Worldcup(한일 월드컵)’이었다. ‘한일 월드컵’이라는 표현은 월드컵 경기 내내 TV를 통해 나갔음에도, 여전히 말레이시아 언론들은 ‘일한 월드컵’이라는 표현을 쓴다. 물론 이것은 일본축구협회가 장난을 쳤기에 벌어진 일일 것이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상황인데, 명칭 정도 바꾸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 것도 아닐 테지.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 있는 말레이시아가 일본의 편을 드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지 못하다. 아무래도 일본이 한국 보다 우위에 있다는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이미지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한 축구팬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시아의 최강자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한국도 강하지만. 아무래도 일본이 제일 강팀이라고 생각해.”
한국은 월드컵 4강 국가란 말이야!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이긴 팀이라고! 고정관념이란 것이 이만큼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 대목이었다.

고정관념 이야기가 나왔으니 고정관념에 대해 좀 더 이야기로 한다.
1990년대 공산권이 몰락하는 원인이 된 것 중 하나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88올림픽이었다고 한다. 당시 동구권 국가들은 한국이 못사는 나라(한때 한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믿거나 말거나)로 생각했는데, TV에서 나오는 서울은 그들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발전한 나라였다.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뒤 그들은 공산주의가 그들이 원하는 삶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한 때 영국의 언론인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차라리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걸 바라지 그래?”라며 혹평을 했는데, 그가 지금 한국을 방문한다면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

고정관념이 바뀌는데 있어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의 노력이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떻게 바뀔지 여부는 지금 세대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가 담당할 몫인 거 같다. 그때는 제발 이런 말이 나오길 바란다.
“한국 제품만 쓰다가 일본 제품 써봤는데, 영 불편해. 역시 한국 제품이 제일 좋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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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필명) 박쥐
2007년  이별에 관하여 그러나 발표
2008년  코리안프레스
           ‘마법사의 즐거운 영어세상 연재’
2009년  글쟁(www.glzeng.com)
           ‘생각하는 남자’ 연재
           (독자들이 선정한 베스트 소설 1위 선정)
2010년 코리안프레스 ‘정유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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