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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9-09-22, 09:25 ]

(쿠알라룸푸르=코리안프레스) 이은희 기자 =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을 기반으로 한 제약회사들이 엄격한 규제와 단속을 피하고 생산 비용 절감 혜택을 가지기 위하여 일부 제조 공정을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로 이전함에 따라 아세안에서의 위조 의약품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시험된 말라리아 예방약의 거의 절반이 가짜인 것이 밝혀지면서 아세안 지역 일대에 더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해 경찰에 가짜 의약품의 제조업체와 판매업체를 붙잡을 것을 명령했으며, 이 문제는 지난 달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아세안 보건장관 회의에서 다시 불거졌다. 해당 회의에서 티어 반 캄보디아 국방장관이 준표준의약품과 위조의약품들이 온라인에서 공개적으로 홍보 및 판매되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위조된 의약품을 “실제 정보 및 출처와 관련하여 고의적으로, 그리고 사기를 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틀린 라벨을 붙인 (의약품) 제품”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위조 의약품는 항암 치료제, 불임 치료제, 체중 감량제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며, 환자가 규제되지 않은 의약품에 의존함에 따라 더 큰 건강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위조품에는 성분은 올바르지만 브랜드를 위조한 경우, 성분이 잘못된 경우, 유효 성분이 없는 경우, 유효 성분의 분량이 잘못된 경우, 포장이 가짜인 경우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의약품 보호관리단체(PSI)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아세안 지역에서 발생한 의약품 관련 위조 및 불법 사례는 필리핀 193건, 태국 110건, 인도네시아 93건, 베트남 49건 등을 포함하여 총 673건으로 보고되었다. 
 
조직적인 범죄

아세안에서 의약품의 불법 복제 및 위조 의약품 거래는 불법 마약 시장, 인신 매매 및 이민 밀수, 야생동물 및 목재 매매와 같은 환경범죄와 함께 4대 국가적 조직 범죄 중 하나로 꼽힌다. 

조직화된 범죄 신디케이트는 불법 온라인 의약품 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엑스터시(MDMA)의 흔적이 사기성 의약품들 중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는데, 엑스터시 제조에 사용된 동일한 알약 제조기가 위조 의약품을 제조하는데 사용되었음을 나타낸다.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 보고서인 '동남아시아의 범 세계적 조직 범죄: 진화, 성장 및 영향'에 따르면, 위조된 의약품에 대해 동남아시아 소비자가 지출한 금액은 연간 5억 2천만 달러에서 26억 달러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UNODC는 위조 의약품 시장 규모를 약 40억 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이 유엔 기관의 과거 테스트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테스트를 실시한 말라리아 예방약품 중 47%가 ‘가짜’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수치는 훨씬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제약협회(Malaysian Pharmaceutical Society)에 따르면 위조 의약품은 탐지, 조사 및 정량화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실제 범위를 알거나 추정하기가 어렵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약사이자 블로거가 지난 달 가짜와 진짜 파나돌(Panadol) 제품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게시물을 공개해 최근 화제가 됐다. 파나돌은 파라세타몰 성분을 함유한 해열진통제로서 가짜 파나돌 제품은 일반인이 육안으로 그 틀린 점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해당 약사는 설명했다. 파나돌의 제조사인 GSK(GlaxoSmithKline)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가짜 파나돌은 말레이시아 시장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WHO가 “아세안의 의약품에 대한 공급망 시스템 및 규제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바, 부패가 위조 의약품 거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법적인 허점

일부 인신 매매 네트워크에는 국가 규제 및 산업 시스템에 대한 지식을 보유한 현∙전 제약회사 임원 및 공무원이 관여되기도 한다. 실제로 위조 의약품과 관련하여 의료전문가 여럿이 체포되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 적도 있었다. 

이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으로, 호치민 시에 있는 민간 제약회사 전직 임원 6명이 2017년 가짜 암 치료 약물을 유통시키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것이 발각되어 유죄판결 및 각각 2~12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제조사로 등록된 캐나다의 회사가 유령회사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제 위조의약품 연구소(IRACM)의 버나드 레로이 대표는 “우리는 법적인 허점에 매우 익숙한 파렴치한 딜러에 직면해 있지만 현재 추적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서, “마약 밀매 제재와 같은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없다면, 사법기관이 범죄 조직을 해체하거나 이들 조직의 금융 자산을 찾아 동결시킬 수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범죄보다 수익성이 높고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이상 위조 의약품 문제는 계속하여 발생하고 지속적인 골치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아세안은 법률 체계의 강화와 좋은 지배구조 메커니즘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abc@kore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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