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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7-07-10, 14:57 ]
“호텔리어에게는 사람 존중과 ‘우리’ 개념 필요해”



(쿠알라룸푸르=코리안프레스) 민양희 = 보르네오섬 북부의 숨은 진주. 다양한 문명과 원주민의 흔적, 그리고 정글과 원시 자연이 도시와 공존하는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의 주도(州都) 쿠칭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5성급 호텔 ‘풀만 쿠칭’(Pullman Kuching)의 최철 총지배인은 총 17년의 업계 경력 중 13년 간을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인터네셔널 호텔리어다. 최근 몇 년간 영업실적이 주춤했던 풀만 쿠칭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세일즈 마케팅 부문에 강점이 있는 그를 총지배인으로 낙점한 것이다.

대학교 3학년 재학 당시에 IMF외환위기 사태로 인해 해외로 처음 눈을 돌리게 되었다는 그가 한국인의 활약이 부진한 호텔경영 업계 데뷔 10여년 만에 인터내셔널 호텔로부터 경쟁력을 인정 받는 총지배인의 꿈을 이루기까지 발자취가 궁금하다. 그를 남다르게 만든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풀만 쿠칭 호텔의 총지배인이 되기까지…

[A] 총 17년의 호텔리어 경력 중에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약 4년 정도만 한국에서 근무했고, 나머지 13년을 해외에서 보냈다. 많은 호텔리어들이 그러하듯이 웨이터(메리어트)로 호텔리어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후에 프론트오피스(하얏트), 예약부(리츠), Revenue Management(밀레니엄), 판촉부(아코르)를 거쳐 총지배인의 자리에 도달하게 되었다.
‘인간 만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지만 대학교 3학년 재학 당시에 IMF 외환위기를 맞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어, 2000년부터 미국 1년, 영국 8년, 한국 4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만 4년여의 시간을 보낸 후 현재 말레이시아의 사라왁 쿠칭에서 근무하고 있다. 

왜 풀만 쿠칭 호텔을 선택했는지?

[A] 풀만쿠칭은 아름다운 호텔이다. 컨벤션센터를 연상케 하는 호텔로비, 4개의 식음료 업장 그리고 389개의 널찍한 객실과 총 3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볼룸과 13개의 크고 작은 미팅룸을 보유한 풀만 쿠칭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 최고의 호텔이라고 소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호텔영업실적이 급격히 둔화되고 개보수쪽 투자가 미루어 지면서, 호텔 이미지와 명성에도 적지 않은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세일즈와 마케팅 부분에 강점이 있는 총지배인이 필요했고, 운 좋게도 제 경력과 맞아 떨어지면서 부임을 하게 되었다. 

아코르호텔그룹은 럭서리 브랜드인 Fairmont, Raffles, Sofitel로부터 M Gallery, Novotel, Mercure, 그리고 이코노미 브랜드의 선두주자 격인 Ibis까지 다양한 브랜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풀만(Pullman)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은 풀만 스타일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풀만이 지향하는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나 약간 차가운 톤의 컬러, 비즈니스와 레저의 균형을 추구하는 브랜드 컨셉도 개인적인 취향이나 삶의 철학과도 일치하고 있다. 

한국에서 4년반 있는 동안 재직한 곳도 풀만 계열의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이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부총지배인으로 근무했던 호텔도 ‘풀만’이었다. 

호텔의 총책임자로서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A] 모든 비즈니스가 그러하듯이 호텔의 경영에도 서로 다른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다. 하나의 호텔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오너와 매니지먼트 회사는 물론이고, 근무 직원부터 식자재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업체들, 나아가 호텔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지방정부와 로컬 커뮤니티까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서로 다른 관점과 역할,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호텔을 꾸려 나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이슈들과 문제점들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윈-윈(Win-Win)을 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윈-윈은 타협과 양보를 통해 한 걸음씩 물러나 절충안을 찾는 Lost-Lost와 다르다. 윈-윈은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점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총지배인 업무 진행에 있어 성공적인 경험담

[A] 2014년부터 2년간 몸 담았던 노보텔 롬복의 사례를 들어 보자면, 2015년 2월 총지배인으로 부임 당시, 노보텔 롬복의 만성적인 고객불만 중 최고 순위는 단연 노보텔 안쪽 해안가에서 팔찌나 코코넛, 기념품 등을 가지고 호객행위를 하는 동네주민과 아이들이었다. 

평화로운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호객행위를 하는 주민들이 성가신 정도를 벗어나 참기 어려울 만큼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노보텔 롬복이 오픈한 이래 18년여 간 시도되었던 모든 방법들이 결국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저는 윈-윈에 주목했다. 동네 주민 대표와 몇 차례 회의를 거쳐 노보텔 롬복은 매일 30개의 팔찌와 30개의 코코넛을 마켓이 아닌 동네 주민들을 통해 구입할 것을 약속했다. 마켓에서의 구입 가격을 그대로 적용했으므로 호텔입장에서도 금전적인 손해가 없었다. 한편, 동네 주민들은 호텔에서 새롭게 제공한 지정된 카운터 안에서만 판매 행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해변가의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카운터를 방문하지 않는 한, 비치를 즐기고 있는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서 판매활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 조항을 어기는 마을 주민이 나타나게 되면 그 다음날은 30개의 팔찌와 30개의 코코넛을 호텔이 구입하지 않겠다는 벌칙 조항도 추가했다. 

이러한 협의가 이루어진 이후 제가 롬복을 떠날 때까지 주민의 호객행위로 인한 고객 불만은 완전히 사라졌다. 해결책은 양보와 타협이 아니라 관점의 변화와 진심으로 Win-Win을 추구하고자 하는 열정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거주 경험에 비추어 사라왁의 중심도시 쿠칭을 소개해 달라.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최철 총지배인.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한 최 철 총지배인.


[A] 서울이 연고인 저는 20대 중후반에 처음으로 해외 생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한국을 포함해 총 6개국, 7개 도시를 옮겨가며 거주해 왔다. 거쳐왔던 7개 도시 중에서 만일 은퇴 후 정착하고 싶은 도시를 꼽는다면 주저 없이 캐나다 밴쿠버와 말레이시아 쿠칭을 꼽고 싶다. 이유는 간단한데, 두 도시 모두 거친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듯한 인생의 흐름에서 탈피해서, 내 자신의 페이스와 비전에 보조를 맞추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커다란 선물을 제게 주었기 때문이다. 

소도시 경험이 없던 지라 처음에는 다소 무료하거나 지루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순간 순간을 느끼고 체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하다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쿠칭은 자연과 사람, 도시가 공존하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풀만 호텔만의 특별함은 무얼까? 또, 총지배인으로서 앞으로의 도전은?

[A] 풀만은 “Our World is Your Playground”라는 재미있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있다. 객실과 부대시설 그리고 서비스의 컨셉은 출장자를 비롯한 모든 비즈니스 고객 역시, 호텔로 돌아오는 순간 휴양객 모드로 탈바꿈한다는 간단한 이치에서 시작된다. 

최근 젊은 세대의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그들의 비즈니스 방식이나 여행 패턴도 예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비즈니스와 레저를 동시에, 나아가 일적인 성과와 개인적인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패턴의 고객들이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풀만 쿠칭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다소 엄숙하고 딱딱할 수 있는 5성급 호텔의 이미지에 재미의 요소를 호텔 곳곳에 담아내려 하고 있다. 

그 한 예로, 특별한 행사나 호텔에 단체 고객이 투숙할 경우, 호텔 직원들과 함께 Flash Mob 공연을 선보인다. 올 3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Flash Mob 서비스는 입 소문을 타고 쿠칭 내에서는 이미 명물이 되어버렸다. 

말레이시아는 그 사이즈와 지형적인 특색으로 인해 지역마다 시장의 특성이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서 풀만 쿠칭이 위치한 쿠칭 지역은 지역인구가 약 60만명 정도로 적은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시장이 작으니 자연스럽게 동종 업계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산업군 전반적인 매출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오고 있다. 이에 풀만 쿠칭 부임 후 제가 집중하고 있는 전략은 ‘차별화’이다. 

가격 경쟁은 이미 그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과 함께 지난 5개월동안 경쟁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풀만 쿠칭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착안해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위에 언급한 직원들의 Flash Mob이나, 코리안스타일의 웨딩 컨셉, Tapas 스타일의 중식메뉴, 쿠칭 최초의 랍스타 뷔페 등이 특히 큰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인 총지배인이 있는 만큼 한국인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전략 및 특혜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인 채용 계획은?

[A] 이 역시 윈-윈이라 답할 수 있다. 인터넷과 공유 문화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Win-Lost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믿음이다.

따라서, 호텔 투숙객이나, 식음료 업장, 연회장 이용 고객들이 지불하신 요금보다 제공받은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상위가치의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투숙객이나 업장 고객이 투자하신 돈과 시간에 대한 가치를 찾지 못하시고 돌아가신다면, 호텔은 Win하고 고객은 Lost했으니, 같은 고객이 재 방문할 가능성은 희박해 질 것이다. 또한, 만족스럽지 못한 고객의 경험은 온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잠재 고객들에게도 공유될 테니 결과적으로는 호텔도 Lost의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국인이 총지배인으로 있는 호텔이니만큼 한국 고객분들께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접 인사도 드리고, 제 연락처도 공유하면서 개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한국인 인턴 채용도 준비하고 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국제 경험의 기회를 줄 수 있고, 한국인 고객분들께 한분 한분 더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하는 취지이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풀만 쿠칭을 방문해 주시면, 좀더 안락하고 풍요로운 휴식을 취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미래의 호텔리어들에게 전하는 조언



[A] 한국인은 열정적이고 똑똑하다. 하지만, 유독 호텔 산업 쪽에서만 전 세계적으로 한국인 총지배인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제 생각에 한국인 총지배인이 드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언어적인 문제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호텔리어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의사소통과 의사표현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최근에 영어 학습 방식이 많이 개선되면서 젊은 세대의 영어 소통 능력이 향상 되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90년대에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저는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영어 공부를 새롭게 시작했고, 30대가 넘어서야 힘겹게 영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다. 영어 소통 능력 향상에 대한 제 노하우는 다음 기회에 공유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두 번째,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인의 뼛속 깊은 곳까지 자리잡은 경쟁 문화로 꼽고 싶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쟁 속에서 자라나고 살아왔다. 어린 아이들 조차, 점수와 등수로 평가 받는 사회에서 성장해 온 까닭에, 우리는 남을 넘어서고 이겨내는 방법만 배워왔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는 매우 미숙하다. 

한국인이 외국인과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단지 언어적인 문제 뿐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그리고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데 있다. 사람이 모든 서비스와 상품의 중심에 위치 해 있는 호텔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포용이 절대적이다. 내 주변의 가족, 친지, 지연 학연만 골라 만들어진 배타적인 개념의 우리(WE)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편견 없이 우러나오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바탕에 깔린 우리(WE)라는 개념이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을 때, 성공적인 호텔리어로서의 마음가짐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호텔리어들이 그러하듯 총지배인이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달려왔다는 최철 총지배인은 시간이 지나 이제 그 아득하기만 했던 목표를 이루었다. 총지배인으로서 일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지금, 직업적인 면에서 더 이상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귀감이 되고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는 것을 새로운 인생 목표로 가슴에 담고 있는 듯 하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호텔리어가 되고 싶습니다. 인생에서의 행복은 현재 자신의 지위나 경제적인 능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향상된 오늘에 대한 성취감과 오늘보다 발전될 내일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는 저만의 믿음을 지켜준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7년 동안 제게 찾아온 오늘은 언제나 어제보다 발전된 모습이었고,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일이 오늘보다 멋지리란 믿음에 변화가 없습니다. 많은 후배 호텔리어들이 이런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abc@kore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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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엘리트 어학원 회장•엘리트오픈스쿨 이사장 (2017-04-24 05: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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