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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04-12-12, 16:35 ]

지난호에 뎅기모기 이야기를 하면서 삼박 사일이 걸려도 다 하지 못할 방충망 얘기가 있다고 잠시 언급했었다. 오늘은 그 삼박 사일 짜리 방충망 설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갑자기 동네에 모기가 들끓고 뎅기열의 악명이 높아지면서, 도저히 창문을 열어놓고 살 수 없게 된 우리는 갖가지 대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었다. 방충망 설치건은 그 대책의 핵심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집주인과 반반씩 비용을 부담하고(이것 또한 삼박 사일 짜리 이야기지만, 지면 사정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생략한다...), 현관문을 제외한 모든 창문과 미닫이문에 방충망을 달기로 했다.
마침내 방충망업자가 창문 크기를 재러 왔다. 집주인을 대신해서 집 관리를 해주는 에이전트 할머니가 보낸 사람이었다. 2년 넘게 이 집에 살면서 우리는 아직 집주인 얼굴 한번 보지 못했다. 비즈니스 관계로 매일같이 해외 출장을 다닌다는 바쁜 집주인은 집 계약에서부터 사소한 모든 일 처리를 이 할머니에게 일임해두고 있는데, 그 덕분에 우리는 하루만에 끝날 일도 에이전트 거치고, 출장 가 있다는 집주인 동의를 기다리고, 또 에이전트 통하고 어쩌고 하느라 일주일이 걸리곤 한다.
"견적이 얼마나 나올 것 같아요?"
"글쎄요, 가서 한번 뽑아 봐야죠. 에이전트 쪽에 팩스로 넣어드릴게요"
"아저씨, 견적 나오면 에이전트 쪽에도 보내고 저희 쪽에도 팩스 한 장 넣어주세요."
나는 방충망업자에게 견적 나오는 대로 우리도 좀 보자고 신신당부를 했다.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것 역시 삼박 사일 짜리 이야깃거리지만, 앞뒤토막 다 잘라 내고 몸뚱이만 얘기하자면...
이 집에 이사오자마자 남편이 욕실에서 샤워하다 욕조에 뿌지직 금이 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설치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 플라스틱 욕조라 많이 낡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자신의 신체가 아시안 스탠다드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무거워(!) 일어난 사태라 생각하고 욕조 교체 비용 반을 부담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반반 부담이 화근이었다. 우리 쪽에서도 업자를 통해 몇 군데 견적을 받아두었었는데, 그 에이전트 할머니가 보낸 업자들의 견적이 항상 우리보다 2~3배나 비쌌다. 몇백 불 차이도 아니고 몇천 불 차이가 나니 우리는 도저히 그 에이전트 말에 예스 예스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 업자가 와서 보고 가고, 또 저 업자가 와서 보고 가고, 업자들의 견적을 기다리고, 집주인의 의견을 기다리고, 몇 번 에이전트와 집주인과 우리 사이에 팩스가 오고가고, 그렇게 끌기 시작한 것이 1달이 되고 2달이 되고 마침내 일년이 넘어서야 우리는 새 욕조 구경을 할 수가 있었다. 그것도 욕조 설치하는 날, 업자와 함께 온 에이전트가 저번에 합의한 금액에서 몇백 불을 더 받아야 한다며 얼렁뚱땅 말도 안돼는 이유를 갖다 붙이는 걸, 1년이나 끌었는데 더 끄는 것이 넌덜머리도 나고 좋은 게 좋다 싶어 그냥 그러자고 해서 끝이 났던 거였다.
이번에도 에이전트에게만 맡기고 있으면 아무래도 가자미 눈을 떠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아 미리미리 챙겨보자고 작정을 했었다. 며칠 후, 방충망 업자가 팩스 한 장을 보냈다. 견적은 1900링깃. 그런 대로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에이전트 할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방충망 견적이 2200링깃이 나왔어요."
"네? 뭐라구요??"
"2200링깃이요. 그리고 집주인은 800링깃 밖에 못 내겠다네요."
"아... 그래요? 남편이랑 의논해보고 다시 연락 드릴게요."
나는 일단 전화를 끊고, 그 방충망업자에게 전화를 넣었다. 방충망 업자는 2200링깃 이야기는 자기도 처음 듣는 거라며 놀란다. 자기는 견적을 올린 적이 없다는 거다. 자기네 직원이 그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어찌된 건지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한다. 흠... 이거 또 일이 꼬이겠구만, 하는 생각이 퍼뜩 스치고 지나간다. 아니나 다를까... 연락을 준다는 방충망업자는 감감 무소식이고, 그래서 며칠 후 다시 그 업자와 통화를 해서 그간 사정 이야기를 하고 1800링깃에 가격 합의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에이전트 할머니는 2200링깃 짜리 견적을 보내겠다고 전화를 해오고... 그래서 에이전트 할머니와 이것 보세요, 어쩌구저쩌구 한바탕 설전을 벌인 뒤에 방충망업자에게서 다시 1800링깃 짜리 견적을 팩스로 받고, 그걸 다시 에이전트에게 팩스로 보내고... 한참 뒤에 에이전트에게 다시 연락을 했더니 자기네는 아무 팩스도 못 받았다고 잡아떼고.. 또 한바탕 설전이 오고 간 뒤에 마침내 1800링깃에 집주인이 800링깃, 우리가 1000링깃을 부담하는 것으로 에이전트와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그 합의를 보고 나니 벌써 한 달이 후딱 지나가 있었다.
어쨌든 방충망이 설치된다니, 그래서 뎅기모기 걱정에서 다소간 자유로워질 수 있다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업자가 와서 창문마다 방충망을 달아줄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함흥차사 방충망업자는 연락도 없고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참다가 못한 내가 그 방충망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여기 몽키아라인데... 기억나세요?"
"아?...네..."
"우리집 방충망 달아준다고 해서 기다리고만 있는데 언제 오실 거예요?"
"방충망요? 그런데 돈은 누가 내는 거예요?"
"네?"
"저희는 물론 돈만 받으면 방충망 설치해드리죠. 그런데 돈은 누가 내요? 그 집에서 내는 건가요, 아니면 에이전트에서 받아야 하는 건가요?"
"돈이야 집주인과 저희가 함께 내는 건데, 원하시면 방충망 설치 끝나자마자 저희가 먼저 전액 다 드릴 수도 있지요."
"그러면, 그 에이전트에게 연락해보고 다시 전화드리죠."
아, 이건 또 무슨 소린지... 그 에이전트 할머니가 방충망업자와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거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겠구먼. 조급해진 마음에 다시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해서 아직까지 방충망업자가 오지 않았다고 말을 전했다. 며칠 후 그 할머니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그때 그 방충망업자는 없던 걸로 하고 다시 새로운 방충망 업자를 보내겠다는 거다. 이유인즉, 업자쪽에 문제가 생겨 설치를 못해주겠다고 했단다. 도대체 모기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최소한의 안전망인 방충망은 언제쯤 우리집 창문에 달릴 수 있을려나... 아니 과연 달리기는 달릴 수 있을려나...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실: yeslad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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